기록과 예술이 함께하는 미술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는 소장자료 기획전 <라스트 제너레이션에게, 김용익>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 김용익이 50년간 생산하고 수집한 총체적 기록물을 여섯 가지 파트로 나누어 보여준다.
김용익(1947-)은 작업 초기부터 당대의 미술, 사회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자기반성과 편집, 대화로서의 예술이라는 개념을 통해 작가와 미술의 권위에 균열을 내고 비평적 시선을 던져왔다.
이러한 작업 과정에서 그의 관심은 미술이라는 장르를 넘어 사회와 인류적 차원으로 확장되어 우리 삶과 맞닿은 주제를 통해 작가 본인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PART.1부터 PART.6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이처럼 작가가 작업 과정에서 겪은 인식과 사유의 점진적인 변화를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익숙한 종이상자 냄새가 공간에 퍼져 있다.
전시장 내 모든 집기가 우리에게 익숙한 갈색 택배 박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 이는 마치 김용익의 작품을 하나하나 박스에서 꺼내 보는듯한 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전시에 사용된 박스들은 이후 재사용이 가능하여 전시 철거 후 생기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적인 측면이 반영된 요소라 볼 수 있다.
이는 초기 작업에서는 개념주의와 모더니즘 미술 중심으로 작업을 펼쳐오던 작가가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부분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또한 작가의 초기 작업 ‘평면 오브제’ 시리즈를 박스와 포장재에 넣어 밀봉한 상태로 제시한 작품 <무제(《 제1회 청년 작가전》에)>에서 사용한 소재 또한 박스라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전시는 줄곧 ‘기록’이라는 키워드를 머릿속에 맴돌게 한다.
작품 캔버스 뒤에 적은 ‘이 작품을 구매하실 미지의 고객에게’로 시작하는 자필이나, 1981년 신촌 일대를 촬영한 흑백 아날로그 사진과 에세이 원고지, 자신의 삶과 예술에 대한 생각을 종이 위에 적은 뒤
그것을 거친 붓질로 덧칠한 <말은 불타지 않는다(燃えない言葉)> 등 작품 전반에서 기록의 성격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이처럼 그림과 더불어 글과 사진이 주를 이루는 이번 전시는 기록성 짙은 작가의 깊은 사유를 살펴볼 수 있는 커다란 일기장과도 같다.
작가의 작품이자 기록물들은 모두 한 개인의 생각이 담긴 창작물이지만, 하나의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사회적 내러티브를 담고 있다.
전시는 작가 김용익의 삶과 작품세계뿐 아니라, 작가가 작업 활동을 이어온 50년간의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본 전시는 11월 19일까지 진행된다.
예약 없이 관람이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전시 기간 매일 3회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별도의 신청 없이 당일 관람하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이번 전시의 기반이 된 김용익 아카이브는 디지털미술아카이브를 통해 검색 및 열람이 가능하다.
더욱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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